​오징어(이)가 태어났다!  SQUID came out of its EGG!

《상히읗 온 투어: 김방주》

2022. 09. 01 - 09. 02

참여작가: 김방주

기획: 상히읗

프리즈의 첫 서울 상륙을 앞두고 한국 미술계가 들썩거린다. 아시아의 새로운 거점으로서의 서울이 모두의 시선과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대 반 불안함 반으로 각자 가진 무기를 다듬는다. 지난 6월, 1년간 운영했던 전시 공간을 닫은 상히읗은 《상히읗 온 투어》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상히읗 온 투어》는 특정 공간에 정착하지 않는 전시 형태를 가지며, 가장 상히읗 다운, 상히읗만이 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 시작을 알리는 《상히읗 온 투어: 김방주》는 동시대 영상 작품이 위치한 환경과 그를 받아들이는 대중, 더 나아가 미술시장의 시선에 반문한다. 프리즈 서울은 첫 개막을 기념하며 내로라하는 갤러리들이 모여있는 한남동과 삼청동에서 각각 한남나잇, 삼청나잇이라는 행사를 개최한다. 밤늦은 시간까지 근방의 갤러리들을 열어놓고 관람객 또는 고객들에게 갤러리 합핑(gallery hopping)을 하도록 함인데, 상히읗은 이에 편승한다. 각 동네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에 캠핑카를 설치, 관람객으로 하여금 그 안에서 이 모든 상황을 관망하듯 편안하게 영상 작품을 관람하도록 초대한다. 어떠한 거대담론을 제시하는 행위나 고도의 빈정댐은 아니다. 미술계가 들썩거린다고는 했지만, 사실 그 들썩임의 추가 현저하게 한쪽으로 치워쳐져있는 이 현실에 대한 방증에 가깝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작가 김방주(Bangjoo Kim)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로서 예술가의 위치, 더 나아가 세상 속에서 기능하고 사유하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위치에 대해 고찰하고 끊임없이 질문과 화두를 제기하는 예술가/사람이다. 《상히읗 온 투어》에서 작가는 두 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캠핑카 내부에서는 <A Teleportation Through Two Chairs, I Don’t Have a Problem with Berlin Because I’m Not Late Also I Am Invited>(2017)가 상영된다. 이는 작가가 2017년 실행한 퍼포먼스를 담은 영상 작품으로, 두 개의 의자를 이동 수단으로 삼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베를린까지 이동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부엌에서 한숨을 크게 내쉬고 우당탕탕 시작되는 이 수행에 가까운 퍼포먼스는 주독일베를린한국문화원 도착과 함께 종료된다. 작품 제목처럼 늦지도 않았거니와 초대받은 작가임에도 종료지점에 도달해 땅에 발을 딛는 작가의 모습에 어쩐지 어색한 머뭇거림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반면, 캠핑카 외부에 부착된 아이폰에서는 작가의 최신작 <미안해요,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요>(2022)가 상영된다. 2022년 오브에서 개최된 전시 《잉여가치》의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작가는 해당 전시에 참여하며 받은 작가료로 6개의 항공권을 구매하였다. 그리고 그 항공편들이 이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또 촬영하였다. 항공권을 구매한 엄연한 여행객으로서 공항 출국장에 속해있지만, 비행기에 탑승은 하지 않는다. 그저 떠나는 비행기들을 바라보고 촬영하며 작품으로 만들어 낼 뿐, 작가는 본인만의 여행을 즐긴다.

 

의자 위와 땅 위, 비행기 안과 밖, 탑승한 자와 지켜보는 자, 초대받은 자와 초대받지 못한 자, 내부와 외부, 갤러리와 캠핑카. 상히읗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간극이다. 회화가 아닌 다른 형태의 작품들의 현 위치는 어디일까? 갤러리가 아닌 캠핑카는 어떤 공간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우리가 제시하는 기동성있는 형태의 전시는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그 간극은 과연 어떻게 좁혀질 수 있을까, 아니 좁혀져야만 이상적인 것일까? 거대 아트페어가 상정한 공식 행사에 슬쩍 잠입하여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장을 슥 들이밀어본다. 진정 우리가 아웃사이더인지, 아웃사이더를 가장한 인싸인지에 대한 판가름은 관람객들이 내려주지 않을까 기대해보면서, 부릉부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