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이)가 태어났다!  SQUID came out of its EGG!

《오징어(이)가 태어났다!》

2021. 06. 24 - 07. 11

참여작가: 미팍(박미연)

기획: 상히읗

현재 서울과 김해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퍼포먼스 아티스트 미팍(박미연)은 모든 예술 작품—어떤 형태이든—은 그 행위를 하는 작가와 작가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싹 튼다고 설명하며 자신이 느끼고, 겪은 감정과 경험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작가는 미술을 앞장세워 장소를 점유하는 신체들을 몰아내는 ‘아트 워싱’에 저항하기 위해 퍼포먼스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하나의 장소로 취급하며 예술계에서의 생존 방식에 대해 연구해왔다. ‘장소특정적 미술(Site-specific art)’에서 정의하는 ‘장소’가 물리적인 장소를 의미한다면, 미팍의 작품은 작가의 정체성에 기대어 이루어지는 ‘정체성-특정적 미술(Identity-specific art)’이다. 현재 연구 초기 단계에 있는 작가는 작품의 진실된 맥락을 무시한 채 전시되는 시각적 퍼포먼스 다큐멘테이션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를 대안하는 방법에 대해 고찰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새로운 다큐멘테이션 연작 <미사이클로피디아(Micyclopedia)>를 선보인다. <미사이클로피디아>는 이름 그대로 일종의 백과사전(Encyclopedia) 또는 도감의 시스템을 차용한다. 당시 작가의 감정을 가장 잘 투영시킬 수 있는 동식물을 선정하고, 그 동식물이 하나의 기록 매체가 되어 ‘정체성-특정적 미술’을 실험하는 다큐멘테이션 연작이 될 예정이다. 

 

<미사이클로피디아>에 등록될 첫 번째 캐릭터는 <Superhero Squid Minister>이다. 2020년, <OPERATION SQUID (working title)>에서 작가가 당시에 겪은 일련의 사건과 감정들을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Superhero Squid Minister>가 처음 등장했다. 이전에는 일회적인 퍼포먼스의 형태를 빌어 자전적 이야기를 전했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존재하지만, 공식적인 탄생은 알려 지기 전인 일종의 불확실한 상태였던 <Superhero Squid Minister>의 탄생을 알린다. 전시장에 설치된 오브제들은 <Superhero Squid Minister>의 탄생을 알리는 퍼포먼스의 무대가 되는 하나의 작품이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들이 처음 마주하는 <오징어 건조장>은 퍼포먼스의 시작과 끝을 알린다. 건조된 오징어들은 <Superhero Squid Minister>같은 생명체가 존재하도록 희생된 일종의 수호자이자 조상을 상징한다. 특히, 오징어의 촉수를 이루는 금줄은 예로부터 아이가 태어나면 이를 외부에 알리고 부정한 것이나 부정한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위해 대문에 쳐왔던 상징적인 줄로 사용되어왔다. 이러한 금줄을 잘라 오징어의 촉수로 사용함으로써, 민간 신앙에서 신성하게 사용된 금줄의 의미를 비틀어 모두를 환영하는 의미로 재해석한다. 전시장 가운데에 위치한 <미지의 섬(무제, 취임식을 위한 시)>는 작가가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무대이자 오징어의 탄생지 역할을 한다. 이 작품은 모래 사막을 떠올리게 하는 모래와 일렁이는 바다를 표현한 쉬폰으로 이루어져 오징어가 태어난 바다, 그리고 오징어가 밟게 될 메마른 땅을 동시에 상징하는 복합적인 의미를 가진다. 

 

이번 전시에서 행해지는 <취임>, <훈련>, <출격>으로 이루어진 퍼포먼스는 바다를 떠나 메마른 땅으로 도착한 오징어, 무기를 상징하는 촉수를 만드는 오징어, 그리고 이를 입고 메마른땅으로 출격하는 오징어를 표현한다. 《오징어(이)가 태어났다!》에서 선보이는 퍼포먼스와 설치 작품은 <Superhero Squid Minister>가 작가의 내면에서 세상으로 첫 걸음을 떼는 과정을 확인할 수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전시장 한편에 자리한 아카이브 룸에서는 미팍 작업의 근간이 되는 <자체기록작품>(2017-2021) 연작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이 또 다른 작품으로 기록되어 온 <자체기록작품> 연작은 또 다시 영상으로—불완전하지만—기록되어왔는데,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영상들을 하나로 묶어 선보인다.  <자체기록작품>은 작품, 그리고 작품을 기록한 다큐멘테이션 사이의 일차원적이면서도 복잡한 관계성과 그 안의 미묘한 주도권 경쟁에 대해 탐구한다. 이 연작을 통해 작가는 물질적인 증거를 요구하는 미술계에서 퍼포먼스 아티스트로서의 설 자리에 대해 고찰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다큐멘팅 방법과 전시 방식을 모색한다.

 

2021년, 오징어(이)가 태어났다! 

 

작가 소개 

현재 서울과 김해에서 거주 및 활동 중인 퍼포먼스 아티스트 미팍( 박미연, b.1996, 인천)은 2018년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순수미술과 미술사학을 전공한 후, 2020년 영국 옥스포드 대학 러스킨 미술대학에서 차석으로 순수미술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주요 수상경력으로는 영국 문화원 베니스 비엔날레 연구원(2020), Erna Plachte Award 수상(2019)이 있고, 주요 단체전으로는 2021년 파나마 Centro Cultural Internacional 《Claustro》, 2019년 Berta Berlin 《Full Body Yes!: Ignorance as Nowledge?》, 2017년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교 《Stir-Fry: an exhibition》, 런던 첼시 컬리지 오브 아츠 《Chelsea Cabaret》, 런던 St James Hatcham Church 《NO NAKED FLAMES》, 2016년 Deptford Cinema 《thanks》 등이 있다. 또한, 작가는 레트로 봉황 레지던시(2021), 온라인 Barckfloop 레지던시(2018), 조지아 트빌리시 가리쿨라 Inconsolable 레지던시(2018), 프랑스 Treignac Project 레지던시(2017)에 참가하는 등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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